[책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Title	프로젝트 헤일메리
Author	앤디 위어 저자(글) · 강동혁 번역
Category	소설
Period	2025.04.14~2025.04.18
Rate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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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는 앞뒤로 좀 더 튀어 다닌다. "에리드는 살 것임! 지구는 살 것임! 모두 살 것임!" 그는 한 손의 발톱을 동그랗게 말더니 제노나이트를 꽉 누른다. "나랑 주먹!"
나는 제노나이트에 손마디를 댄다. "하이파이브, 지만 뭐, 좋아."

 

프로젝트 헤일메리, 이 책은 기억을 잃은 한 남성이 우주선에서 깨어나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주인공인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는 능력은 출중하지만, 겁이 많아 소심한 성격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나는 소심하다는 건 모르겠고, 간간이 치는 장난들이 그를 유쾌하게 보여주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마치 장난감을 선물 받은 아이처럼 신이 나기도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성을 관찰하던 중, 그레이스는 한 우주선을 발견하게 된다.
광활한 우주 한복판에서 지성이 있는 외계 생명체를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우주에서 맞닥뜨린 외계 생명체는 거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 꽤 징그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로키'의 매력에 빠져 점점 귀엽게 느껴졌다.

 

해외 독자가 그린 로키. 귀엽다.

그레이스와 로키가 여러 작업을 수행하며 서로 투덕거리는 것도 너무 즐거웠고, 책을 읽는 내내 둘 다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 영웅이 되기만을 바랐다.
얼마나 책에 몰입했냐면…, 그레이스와 로키가 마지막 작별을 할 때 그만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한 번의 시련이 주어졌고, 결국 그레이스는 자신이 죽을 것이 분명함을 알면서도 친구를 구하기 위해 블립A가 있는 쪽으로 향한다.
내가 만약 그레이스라면 로키에게 갔을까? 아니, 난 바로 지구로 갔을 것이다. 기껏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생겼는데, 또다시 죽음을 모험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나라면 비틀스 중에서 두 녀석의 네비게이션을 조종해 타우메바와 친구를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아 40 에라디니로 보냈을 것 같다.

아무튼 그레이스와 로키는 다시 만나게 되었다. 타우메바가 잠식해 버린 우주선에서 로키는 얼마나 망연자실하고 슬펐을까. 나는 또 슬퍼졌다.

결국 그레이스와 로키는 40 에리다니에서 함께 살아간다. 마지막에 로키가 에이드리언이 자는 모습을 보러 간다고 하는 걸 보니, 로키의 그녀는 바람을 피우지 않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레이스가 어린 에이드리언들을 가르치며 이야기는 마친다.

 

그레이스는 지구로 돌아갈 기회가 있음에도, 태양의 밝기가 원래대로 돌아왔음을 알게 된 후에도 지구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무지막지한 겁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하지 않는 자살 임무를 받아 그만한 희생을 치렀으니 남은 시간은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그레이스를 억지로 우주선에 태운 스트라트가 나쁘게도 느껴졌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도 그녀만의 고충이 있을 것임을 이해한다.

 

 

최근 남극의 해저 1300m 부근에서 고대 생태계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생명체와 바이러스가 대거 발견되고 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이 사실을 접했는데, 태양을 좀먹는 아스트로파지와 같이 인류의 종속을 위협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나는 SF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너무 재미있었다. 물론 어려운 과학적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페이지를 사용해야 했지만 말이다.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15살에 프로그래머로 일한 걸 보면 진짜 맞는 것 같다. 아무튼 새로운 장르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어  감사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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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즉시 결과를 번역한다. "원래 대원 스물셋,. 지금은 나뿐"
옥타브가 낮아진 이 현상은... 감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대원들은... 죽었어?"
"그래."
나는 눈을 비빈다. 와. 블립A에는 승조원 스물세 명이 있었지만 로키만이 살아남았다. 지금 그가 동요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무슨.... 어...." 나는 말을 더듬는다. "나쁘다."
"나쁨, 나쁨, 나쁨."
나는 한숨을 쉰다. "우리 쪽은 원래 대원이 세 명이었어. 이제는 나뿐이야." 나는 분리용 벽에 손을 댄다.
로키가 내 손 맞은편 분리용 벽에 발톱을 댄다. "나쁨."
우리는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는다. "네가 자는 걸 지켜볼게."
"좋음. 나 잠." 그가 말한다.
그의 팔이 축 늘어진다. 어느 모로 보나 죽은 버렐 같다. 로키는 자기 쪽 터널에서 아무렇게나 둥둥 떠다닌다.
더는 지지대에 매달려 있지 않다.
"뭐, 이젠 혼자가 아니야, 친구." 내가 말한다. "우리 둘 다."

 

23명의 승조원을 잃은 '무서운 우주 괴물'과 마찬가지로 혼자 남은 '물이 새는 우주 슬라임'이 만나 각자의 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같은 종이 아니더라도 혼자 남았다는 슬픔과 자신의 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은 서로를 끈끈하게 이어주었다.
수많은 생명체를 구하는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좋음, 좋음, 좋음! ♩♬♪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
'인간이 멍청해졌다면 충분한 잠을 잤는지 확인할 것.'